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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UNIST 공동연구팀, 백금 뛰어넘는 수전해 촉매 개발… 그린수소 생산비 낮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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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23

  • SDGs

    7.모두를위한깨끗한에너지(SE) / 9.산업,혁신,사회기반시설(SE) / 13.기후변화의대응(E)

철 원자와 루테늄 입자가 역할을 나눠 수소를 만드는 과정. [사진=UNIST]
 

재생에너지로 생산하는 그린수소의 비용을 낮출 수 있는 고성능 촉매가 개발됐다. 흔한 금속인 철과 귀금속인 루테늄이 수소 생산 과정에서 서로 다른 역할을 맡도록 설계해 상용 백금 촉매보다 낮은 전압에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다. 대량 합성과 장시간 운전 안정성까지 확인해 차세대 수전해 장치의 상용화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에너지화학공학과 백종범·권영국 교수팀이 고려대 곽상규 교수팀과 공동으로 철 원자와 루테늄 나노클러스터가 반응을 분담하는 고성능 수전해 촉매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수전해는 물에 전기를 공급해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는 기술이다.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력을 사용하면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인 그린수소를 얻을 수 있다. 다만 수소 생산에 필요한 전력과 설비 비용을 낮추는 것이 상용화의 과제로 꼽힌다.
 

연구팀은 촉매 내부에서 금속별 역할을 분리하는 방식으로 반응 효율을 높였다. 철 원자는 물 분자에서 수소 원자를 떼어내고, 루테늄 나노클러스터는 생성된 수소 원자를 결합해 수소 기체로 방출한다. 알칼리성 환경에서 수전해 반응의 속도를 늦추는 물 분해 단계를 철이 담당하도록 해 전체 반응의 효율을 높인 것이다.
 

성능 평가 결과도 주목된다. 전극 면적 1㎠당 10mA의 전류를 흘리는 조건에서 해당 촉매의 과전압은 13.8mV로 측정됐다. 상용 백금 촉매의 29.4mV보다 절반 이상 낮은 수준이다. 과전압은 전기화학 반응을 진행하기 위해 이론적으로 필요한 전압에 추가로 공급해야 하는 전압으로, 낮을수록 같은 반응에 필요한 전력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귀금속 사용량을 줄이면서도 높은 활성을 확보한 점도 특징이다. 촉매 무게에서 루테늄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에 불과하지만, 귀금속 무게당 활성은 백금 촉매의 약 6.5배에 달했다. 값비싼 귀금속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면서 촉매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수전해 장치에서도 성능과 내구성을 검증했다. 연구팀은 차세대 수전해 방식인 음이온교환막 수전해(AEMWE) 셀에 촉매를 적용해 산업용 수준인 1.0A/㎠의 전류밀도에서 1.66V의 셀 전압을 구현했다. 같은 조건에서 상용 백금 촉매는 1.93V가 필요했다.
 

내구성 시험에서는 80도, 1.0A/㎠ 조건으로 1100시간 이상 연속 운전했음에도 전압 변화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기존 관련 연구에서 보고된 성능과 비교해 낮은 셀 전압과 장시간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제조 공정도 단순화했다. 연구팀은 흑연 가루와 질소 기체를 쇠구슬과 함께 밀폐 용기에 넣고 고속으로 회전시키는 기계화학적 볼밀링 공정을 활용했다. 이 과정에서 쇠구슬 표면에서 떨어져 나온 철이 탄소 소재에 원자 단위로 고정된다. 이후 루테늄을 담지해 촉매를 완성하는 방식이다.
 

별도의 용매나 철 원료를 투입하지 않고도 한 번에 약 10g 규모의 촉매를 균일하게 합성할 수 있어 대량 생산 가능성도 확인했다. 실험실 수준의 성능을 실제 수전해 장치와 연결하고 제조 규모까지 확장했다는 점에서 산업적 활용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백종범 UNIST 교수는 “흔한 철 원자와 극소량의 귀금속이 협력하도록 설계해 알칼리 수전해의 오래된 속도 한계를 넘어섰다”며 “대량 생산이 쉽고 실제 장치에서 장기 안정성까지 확인한 만큼 그린수소 생산 비용을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백재훈·권성현·차순관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에 지난 9월 10일 온라인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