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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단일 분자 관찰 `라만 현미경` 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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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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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Gs
9.산업,혁신,사회기반시설(SE)

형광 표지나 근접장 증폭 없이 단일 분자를 관찰할 수 있는 차세대 라만 현미경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연구재단은 고려대 심상희·우한영·박성남 교수 공동연구팀이 전자 공명 유도 라만 산란(ER-SRS) 기술과 비형광 분자 프로브(RANMP)를 결합해 개별 분자의 거동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단일 분자 현미경 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ER-SRS는 레이저 주파수를 분자의 전자전이(흡수) 영역과 진동 주파수에 맞춰 라만 신호를 증폭시키는 기술, RANMP는 강한 라만 신호를 내고 강한 근적외선 흡수를 가지면서도 형광을 내지 않도록 설계된 분자를 말한다. '단일 분자 현미경'과 '초다중 이미징' 기술은 현대 생명과학의 핵심 도구다. 특히 세포 안에 다양한 분자 위치 정보를 분석해 생체 지도를 그려내는 공간 오믹스(spatial omics) 연구는 빠르게 발전하는 양상이다. 공간 오믹스는 세포 안에 유전자와 단백질 위치 정보를 한꺼번에 분석해 생체 지도를 완성하는 차세대 생명과학 기술로 질병의 정밀진단과 신약 개발, 생체 메커니즘 규명 등에서 널리 활용된다.
하지만 기존 형광 기반의 이미징 기술은 스펙트럼 대역이 넓고 구분 가능한 분자 수에 한계를 가진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제시된 전자 공명 유도 방식의 라만 산란 기술도 단일 분자 수준의 감도를 얻기 위해선 결국 형광 검출 방식에 의존해야 하는 탓에 실용화가 어려웠던 실정이다. 이와 달리 공동연구팀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레이저 시스템과 새로운 라만 활성 분자 프로브를 결합해 형광 검출 없이 단일 분자를 직접 검출하는 이미징 기술을 구현했다.
레이저 파장을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독립 튜닝 이중 레이저 시스템'과 형광을 방출하지 않는 '비형광 분자 프로브'로 기존 방식의 배경 신호를 효과적으로 억제함으로써 라만 신호를 200배 이상 증폭, 실험적으로 단일 분자 수준의 감도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특히 공동연구팀은 라만 분광법의 높은 분별력으로 1㎚ 이하의 미세 주파수 차이를 가진 두 분자를 동시 구분·관찰하는 '이중 이미징'에도 성공했다. 이는 복잡한 생체 시스템 안에서 여러 분자를 동시에 식별해야 하는 공간 오믹스 분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결과물이다.
이번 연구는 오랜 난제였던 '단일 분자 라만 신호 검출'을 해결해 형광 기반 기술의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바이오 이미징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심상희 교수는 "공동연구팀은 분자 진동 신호로 생체분자를 구별해 기존 형광 기술의 스펙트럼 중첩 문제를 극복하고, 초고해상도 이미징의 새 지평을 열었다"며 "향후에는 특정 세포 소기관 표적 기능 등을 결합해 살아있는 세포 안에서 질병 관련 분자를 정밀 추적하는 차세대 바이오 이미징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 연구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지난 1월 29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