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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W경제 칼럼] 성장잠재력 제고에 여성 인력 활용 로드맵이 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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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13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원 송경진 연구위원
지난달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됐다. 아직 구체 내용은 후속 협상을 통해 채워 가야 하지만, 일단 15% 상호 관세에 합의함으로써 선방했다는 것이 대체적 평가다.
그러나 우리 경제는 선방한 관세 협상만으로는 풀 수 없는 구조적이고 복합적인 문제가 산적해 있다. 최근 국무조정실이 마련한 한국 경제의 당면한 문제와 전망에 관한 17쪽짜리 보고서가 화제가 됐다. 보고서는 거시적, 미시적, 구조적 및 위기 대응 여력 측면에서 한국 경제가 구조적 위기에 당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우리 경제는 최근 4분기 연속 0% 내외 성장을 기록하며 경기 침체가 깊어지는 모양새다. 국제 통화 기금은 7월 올해 한국 경제가 0.8%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7월부터 시행된 소비 쿠폰 등 경기 부양책의 효과가 본격화되면 성장률이 단기적으로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우리 경제의 성장률이 잠재 성장률을 크게 밑도는 저성장이 고착화된 듯한 모습은 크게 우려된다. 잠재 성장률은 한 나라의 경제가 모든 생산 요소(노동, 자본, 총요소 생산성)를 활용해 인플레이션 없이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률을 의미한다. 현재 두드러진 외부 충격이 없음에도 최근 12분기 중 9분기에 걸쳐 잠재 성장률보다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잠재 성장률 하락은 경제가 성숙하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런데 한국의 경우 하락 속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지나치게 가파르다는 점이 문제다. 2000년~2025년 잠재 성장률 추이를 살펴보면, 한국은 5.4%에서 1.9%로 큰 폭(약 2.8배)의 추세적 하락을 나타낸다. 반면, 미국은 3.6%에서 2.2%, 경제 협력 개발 기구(OECD) 국가는 평균 2.8%에서 1.8%로 변동해 훨씬 완만한 하락 추세를 보인다.
대외적으로 경제와 안보가 묶인 변화된 지정학적 양상, 미·중의 패권 경쟁 심화, 글로벌 공급망 변화 등은 특히 대외 비중이 높은 한국 경제에게 슈퍼 복합 위기로 다가왔다. 국내적으로는 지체된 구조 개혁 노력, 시기적절한 정책 대응 실패 등의 요인들에 기인한 구조적, 복합적 위기가 누적됐다.
국내외 위기 대응에 맞서 성장 잠재력과 잠재 성장률을 높이는 것이 한국 경제 최대의 중장기 과제로 부상했다. 성장 잠재력 제고를 위해서는 노동, 자본투자, 총요소 생산성 등 경제의 생산 요소 확대가 가장 빠른 길이다. 그러나 저출생·고령화로 인한 인구 구조 변화, 국내 투자 감소, 여전히 낮은 생산성, 법·규제 경직성 등 이를 어렵게 하는 장벽이 매우 높다.
인구 구조 변화는 장기적으로 노동력의 감소를 암시한다. 그러나 한국은 여전히 여성 인력 저활용 국가로 분류된다. 남성 대비 여성의 경제 활동 참가율이 저조하다. 그 격차는 17.7%에 달한다. 미국(10.8%), 독일(10.3%), 일본(16.7%)과 OECD 평균(15.4%)보다 높다.
노동 부문에서 확대 여력이 있다는 의미다. 최고 수준의 교육과 능력을 갖춘 여성 인력을 충분히 활용할 로드맵이 시급하다. 여성들은 결혼, 임신과 출산 등으로 M자 커브로 대표되는 경력 단절의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상당수의 경력 단절 여성이 프레카리아트(불안정한 비정규직 고용)와 타협한다. 이는 끊임없이 지적돼 온 우리 노동법과 노동 시장의 경직성과도 무관치 않다. 경직적인 제도와 비용 효율화 및 수익 극대화가 목표인 기업의 이익이 결합해 의도치 않은 결과를 초래했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정규직, 남성 중심의 노동조합 역시 경력 단절 여성과 프레카리아트에 상대적으로 무관심하다. 잠재 성장률 제고 차원에서도 노사정 간 적절한 균형점 모색이 필요하다.
아울러, 현 정부가 국가 비전으로 내세운 AI 강국 실현에는 디지털 전환과 맞물린 AI 도입과 생산성 향상 그리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적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일반적인 AI 교육보다는 부족한 AI 인력 양성을 위해 명확한 교육 대상과 균형을 갖춘 구체적인 교육·재교육이 중요하다. 현장의 수요와 필요를 아는 기업과의 전략적 민관 파트너십과 투자가 핵심이다. 이는 현재 미국의 60% 수준인 우리의 생산성 향상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위 모든 과정에서 여가부의 참여와 각 부처와의 정책 조율 및 협업 능력 제고도 긴요하다.
원문 [W경제 칼럼] 성장잠재력 제고에 여성 인력 활용 로드맵이 긴요 < 기고 < 오피니언 < 기사본문 - 여성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