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식
공지사항
[공지사항][고대신문] 송편으로 사랑을 빚다.
Views 240
|2011.09.19
| 송편으로 사랑을 빚다 | ||||||
| 추석맞이 사회봉사단 봉사활동 | ||||||
|
||||||
오후 5시, 종암동에 있는 성북노인종합복지관에 학생 40여명이 모였다. 간단하게 진행된 오리엔테이션에서는 성북노인종합복지관에 대한 소개와 봉사활동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부총책임자인 조주혜(경상대 경영정보10) 씨는 “송편을 빚어드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짧은 시간 동안이라도 할머니, 할아버지의 말동무가 돼 드리는 게 이번 봉사활동의 의미”라고 말했다. 교육이 끝난 뒤에는 조별로 모여 앉아 서로 자기소개를 했다. 배수용(정경대 행정04) 씨는 “가족과 보내는 명절이지만 이런 당연함마저도 누리지 못하는 우리 주변의 이웃과 함께 따스함을 나누고 싶어 지원했다”며 자기소개를 마쳤다. 오후 6시가 되자, 조별로 나눠준 약도를 손에 들고 출발했다. 다른 손에는 미리 준비한 송편재료와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선물할 비누가 한가득 들려있었다. 13개의 조 중 9조가 방문한 곳은 종암동에 거주하는 조득숙(여 86세) 할머니 댁이었다. 조 할머니는 삯바느질로 생계를 유지하며 자녀를 키우다가 자녀가 모두 이민가고 현재 폐지를 주워 생활한다고 했다. 평양에서 태어나 6.25 당시 남편과 함께 월남한 조 할머니는 송편이 반갑지만은 않은 눈치였다. 조 할머니는 “송편은 일 없으니 밥이나 한 그릇씩 먹고 가라”고 했다. 9조 조장을 맡은 배수용 씨가 “저희가 남조선 송편을 만들어 드릴 테니 맛 좀 보시라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9조는 복지관에서 미리 준비해 온 반죽과 속으로 송편을 빚기 시작했다. 애초에 복지관에서 송편을 빚으면서 ‘할머니를 많?. “고향을 버리고 남편을 따라온 게 후회 된다”고 하는 할머니의 슬픈 사연에 순간 분위기가 숙연해졌지만 “남편을 다시 만들 수 있다는 걸 그땐 몰랐다”는 할머니의 농담에 다시 웃음바다가 됐다. 송편을 찌는 동안 ‘저녁 먹고 가라’는 할머니의 성화에 못 이겨 결국 학생들은 밥상에 옹기종기 모여 앉았다. 조 할머니가 따뜻한 고깃국에 밀가루 반죽을 뜯어 넣은 ‘뜯어국’이라는 이북 음식을 준비했다. 혼자 지내던 집에 학생들이 모여 앉아 북적거리니 할머니는 “이렇게 대식구가 밥을 먹은 게 20년만”이라며 “갑자기 손자, 손녀가 많이 생겨서 ‘큰 부자’가 된 기분”이라고 함박웃음을 지으셨다. 다 익은 송편을 접시에 놓자 할머니의 “참하다”라는 한 마디에 봉사단원 모두가 뿌듯해했다. 봉사단은 28일에 할머니를 한 번 더 찾아뵙기로 약속했다. 고기도 구워먹고, 화투도 치기로 했다. 오은정(문과대 사학11) 씨가 방에 걸린 달력의 9월 28일 날짜 밑에 ‘손자, 손녀 만나는 날’이라고 적었다. 대문 밖으로 나와 할머니와 작별의 포옹을 했다. 집 밖으로 나서는 길에 이미진(생명대 식품공학09) 씨는 “가벼운 마음으로 송편을 ‘나누러’ 간 것이었는데 할머니의 정으로 마음 한편이 묵직한 채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골목을 내려오며 아쉬운 마음으로 뒤돌아보니 저만치서 손을 흔드는 할머니의 그림자가 보였다. 성북노인종합복지관 김정연 주임은 “고려대와 함께한 것은 처음이었는데 앞으로 명절 때마다 봉사활동을 진행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
||||||
|
||||||


marie@kuke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