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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공지사항][조선일보] 내래 남한서 이 학교 마치고 사장 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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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26
내래 남한서 이 학교 마치고 사장 됐수다
윤현중, 최주용 기자
입력 : 2016.04.19 03:00 | 수정 : 2016.04.19 14:23
[고려대 '탈북자 사장님' 양성 1년… 첫 수료 18명, 창업 전선에]
가구·식당·카페 곳곳 진출 "다른 脫北者들 품어줘야죠"
교수 등 컨설턴트 80명 강사, 아이템 선정에 PPT까지 가르쳐
함경북도 회령시 출신으로 2010년 탈북한 현철수(가명·40)씨는 다음 달부터 '정식 사장'이 될 꿈에 부풀어 있다. 현씨는 탈북 후 3년간 일했던 소규모 주방 인테리어 업체를 2년 전 인수했다. 하지만 법인 설립이나 세법 등 창업과 관련된 지식이 없어 사업자등록증도 발급받지 못한 채 단골 고객만을 상대로 암암리에 영업을 해야 했다. 현씨는 작년 4월 고려대학교가 신설한 '탈북 주민 창업 프로그램'에 등록해 창업 노하우를 배웠고, 학교 측으로부터 2000만원이 넘는 초기 창업 비용도 지원받게 됐다. 현씨는 "정식 사장이 되면 선두 업체인 '한샘'이나 '에넥스'도 따라잡을 수 있다"고 했다.'탈북자 사장님'을 양성한다는 고려대의 실험이 1년 만에 첫 결실을 냈다. 고려대는 지난해 4월부터 지난 2월까지 진행한 '탈북 주민 창업 프로그램'을 수료한 탈북자 61명 가운데 현씨를 비롯한 6명을 창업 지원 대상자로 선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지원 대상자에겐 2000만~4500만원의 초기 창업 자금을 지원하고, 3년간 창업 컨설팅과 모니터링·재교육 등 사후 관리 서비스도 제공한다.

고려대의 ‘탈북 주민 창업 프로그램’ 수강생들이 지난해 10월 말 경기 이천시에 있는 ‘제너시스 BBQ치킨 대학’에서 요식업 창업과 경영에 관한 현장 학습을 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제공
이 프로그램은 염재호 고려대 총장이 지난해 "대학이 사회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 취업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탈북자들을 위해 매년 100여 명의 탈북자에게 직업 교육을 시키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대학 특례 입학'이나 '장학금 지급'처럼 일회성으로 끝나는 정부의 탈북자 지원 정책을 대학이 나서서 보완하겠다는 취지였다. 국제 금융회사인 JP모건이 이 프로젝트의 취지에 공감해 2억5000여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10개월 과정인 이 프로그램엔 고려대 교수들뿐 아니라 80명의 창업 컨설턴트가 강사진으로 참여해 탈북 수강생들을 도왔다. 컨설턴트들은 창업을 꿈꾸는 탈북자에게 창업 아이템 선정부터 사업 계획 프레젠테이션 요령까지 일일이 일대일 지도를 했다.
처음엔 모두가 '말도 안 되는 계획'이라고 했다. 일반적인 창업 교육 프로그램이 3~4주면 끝나는 반면 고려대가 계획한 프로그램은 10개월간 매주 6시간씩 교육을 받아야 하는 장기 프로젝트였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을 주관한 어도선 고려대 사회봉사단장은 "이런 일정으로는 먹고살기 바쁜 탈북자 100명은커녕 10명 모으기도 힘들 것이라는 비판이 많았다"며 "그래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아닌 '지속 가능한 지원 모델'을 만들기 위해선 이런 체계적인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창업에 대한 탈북자들의 열망은 예상 외로 컸다. 83명의 탈북자가 신청서를 냈고, 서류와 면접을 거쳐 61명이 선발됐다. 이 중 18명이 창업 관련 강의와 컨설턴트 일대일 교육, 현장 인턴십, 창업 계획서 제출과 PPT(파워포인트) 경연 등 모든 과정을 끝마치고 식당·카페 등 실제 창업을 준비 중이다. 한방 피부관리실 오픈을 앞두고 있는 탈북자 문지연(가명·45)씨는 "기술만 배우면 다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작게는 고객 응대법부터 크게는 'SWOT 분석(강·약점, 기회, 위협 요인 분석)'까지 내가 모르는 게 너무 많았다"라며 "다른 탈북자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줄 수 있는 업체로 키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PPT 경연 심사위원으로 나섰던 열매나눔재단 김성근 팀장은 "10개월 전 창업 계획서를 받았을 땐 '이 사람들이 창업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앞섰다"면서 "지금은 당장 창업해도 몇 명은 경쟁력이 있을 정도가 됐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