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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으로 암 20배 더 빨리 잡는다…고려대 안암병원·진씨커, 초정밀 액체 생검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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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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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Gs
3.건강과웰빙(S)

고려대 안암병원 연구진과 국내 진단기업이 손잡고 혈액 속 극미량의 암 변이 DNA 신호를 잡아내는 초정밀 액체 생검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고 오늘 27일(수) 밝혔다. 이번 성과는 암 조기 진단과 치료 후 재발 모니터링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려대 안암병원 허준석 교수(신경외과·유전체 R&D센터장)와 이성호 교수(흉부외과)를 비롯해 △한양대 의대 허준호 교수 △보라매병원 김진수 교수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김명신·김용구 교수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김송철 교수 등이 국내 액체 생검 전문 기업 진씨커와 공동으로 연구를 수행했다.
액체 생검이란 혈액 등 체액에서 암 관련 유전 정보를 분석하는 비침습적 검사다. 기존 방식은 극히 낮은 비율(초저빈도)의 변이를 찾기 위해 초고심도 시퀀싱·특수 바코딩(UMI) 등이 필요해 비용과 시간 부담이 컸고, 정상 DNA 신호에 묻혀 극소량의 암 변이 ctDNA를 놓치거나 위양성 관리가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 'MUTE-Seq'은 기존 액체 생검 방식의 한계를 혁신적으로 극복했다. 기존에는 극소량의 암 변이(ctDNA)를 검출하기 위해 초고심도 시퀀싱과 특수 바코딩이 필요했으나,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고 위양성 관리에 어려움이 있었다.
MUTE-Seq은 전처리 단계에서 초정밀 유전자가위(FnCas9-AF2)를 활용해 정상 DNA를 선별적으로 제거한다. 이후 변이가 농축된 샘플만 분석하기 때문에 암 변이 신호 검출력이 기존 대비 20배 이상 높아졌다. 특히 시퀀싱 비용은 10분의 1로 줄어 검사 경제성까지 확보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실제 환자 혈액에 적용해 성능을 확인했다. 폐암 환자 혈액에서는 민감도 91%, 특이도 95%를, 췌장암 환자에서는 민감도 83%, 특이도 100%를 기록했다.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의 재발 모니터링 검사에서는 미세잔존암을 민감도·특이도 모두 100%로 진단하는 데 성공했다.
고려대 안암병원 신경외과·유전체 R&D센터 허준석 교수는 “암은 얼마나 빨리 발견하고, 치료 뒤 얼마나 촘촘히 살피느냐가 생존율을 좌우한다”며 “혈액 한 번으로 아주 적은 암 신호까지 읽어낼 수 있다면, 더 이르게 발견하고 치료 후 재발 징후도 빠르게 알아차릴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검사 부담이 줄면 지역·고령·취약계층까지 문턱이 낮아져 의료 형평성에도 도움이 되어 개인을 넘어 사회 전체의 건강 이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4월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구연 발표됐으며, 재료 과학 분야 세계적 권위지 Advanced Materials의 표지 논문으로도 게재됐다. 학문적·임상적 중요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셈이다.
진씨커는 해당 기술을 상용화 단계로 이끌었다. 백혈병 환자의 미세잔존암 모니터링은 이미 서울성모병원에서 활용되고 있다. 다중암 조기검사(남성 9종·여성 11종) 서비스 '온코딥스캔'도 고려대 안암병원 및 다수 대학병원 건강검진센터에서 제공 중이다.
허 교수는 “현재 대장암, 폐암, 췌장암, 유방암, 위암, 난소암 등 고형암 환자의 미세잔존암 모니터링에 혈액 생검을 도입하기 위해 고려대 안암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시보라매병원 등 유수의 병원들과 임상 연구를 진행중에 있다”라며 “혁신 의료 기술 등의 제도를 통해 빠른 시일 내에 암으로 고통받는 많은 분들께 도움을 드릴 수 있게 준비하는 것이 당면한 과제이자 목표”라고 밝혔다.